검색어를 입력하세요
전체뉴스
기획/칼럼
기획
하이빔
기획PR
자동차
신차
시승기
모터쇼
이슈&트렌드
산업/정책
기업활동
실적·통계
정책/법규
모빌리티
교통/운송
제도/정책
영상
영상
제품/서비스
이슈&트렌드
리쿠르트
채용공고
[시승]르노 마스터, 온전한 13인승에 넉넉한 트렁크까지


 -알찬 효율과 활용성 갖춘 13인승 버스
 -운전자 편의와 탑승자 이동 모두 충족시켜


 상용차 시장은 일반 승용차와 다른 흐름을 보인다. 제품 교체 주기가 길고 종류가 적어 상대적으로 변화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상용차도 마찬가지다. 그중에서 사람을 태우고 이동하는 승합과 버스는 오랜 시간 터줏대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차종들의 강세로 시장 공략이 쉽지 않다. 그래서 정면승부가 어렵다면 선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틈새를 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르노삼성은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해 프랑스 르노가 만든 대표 상용차 마스터를 국내 들여왔다.

 지난 2018년 10월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인 마스터는 기존 국내 중형 상용차에서는 누릴 수 없었던 새로운 디자인과 넉넉한 적재 공간 등을 갖춰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편의성과 활용을 중요시하는 유럽식 상용차의 특징을 담으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춰 국내 경상용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르노삼성은 올해 초 부분변경 마스터를 출시하고 13인승과 15인승 버스를 추가해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틈새를 파고든 마스터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3일간 차를 타보며 직접 확인해봤다.

 ▲디자인&스타일
 시승차는 13인승 마스터 버스다. 길이 5,575㎜, 너비와 높이는 각 2,075㎜, 2,500㎜로 기존 밴의 롱보디 버전인 마스터 L과 같다. 이와 함께 현대차 스타렉스와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크고 쏠라티 보다는 다소 작은 몸집을 가졌다. 휠베이스는 3,685㎜이며 시트를 추가한 덕분에 무게는 밴보다 약 200~300㎏ 정도 더 무겁다.

 부분변경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앞모습이다. 세로 형태의 헤드램프는 가로로 단정하게 다듬었고 속 구성도 전부 달라졌다. 'C'자 모양 주간주행등도 갖춰 르노 그룹의 최신 패밀리-룩을 맞췄다. 그릴은 크기를 키우고 크롬도금 사용을 늘렸다. 대신 복잡한 그릴 패턴을 지워 한결 깔끔해진 모습이다. 

 이 외에도 앞범퍼는 살짝 주름을 넣어 입체감을 살렸다. 엔진룸 정비나 앞 유리 등을 닦을 때 유용한 발 받침은 그대로 들어간다. 옆은 큰 변화가 없다. 사이드미러 디자인과 도어 형상, 유리창 모양을 비롯해 앞쪽에 위치한 주유구도 기존과 같다. 뒤는 길죽한 테일램프와 가운데에 자리잡은 보조제동등이 특징이다. 화물용 밴과 다르게 뒤 유리창을 크게 마련한 점도 인상적이다. 오른쪽에는 큼직한 르노 레터링을 넣었고 왼쪽 번호판 자리에는 마스터 배지가 들어간다. 

 실내는 완전변경 수준의 변화다. 승용차형 디자인의 신규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형상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계기판은 시인성을 개선한 신규 클러스터와 3.5인치 TFT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지름이 작은 스티어링 휠과 아담한 기어노브도 넣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거창하지 않지만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고 각종 버튼은 꼭 필요한 기능만 알차게 모았다. 승용차와 비교할 건 아니지만 이전 마스터보다는 확실히 일취월장했다. 편의 품목으로는 후방감지 센서 및 카메라, SK T맵 내비게이션, 오토 헤드라이트와 와이퍼, 차선이탈 경고시스템, 스타트앤스톱 기능 등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상용차 특징은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도어에 마련한 여러 겹의 수납함을 비롯해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곳곳에는 넓은 공간이 마련돼 있다. 높은 천장을 활용해 햇빛가리개 위에도 추가 공간이 깊게 뚫려있다. 또 보냉 기능을 더한 신규 매직 드로어(10.5ℓ 대형 슬라이딩 글로브 박스)는 웬만한 가방과 각티슈를 동시에 넣어도 부족함 없는 크기를 자랑한다. 소재는 대부분 플라스틱이다. 차의 용도나 컨셉트를 생각하면 단점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내구성이 강하고 관리가 쉬워 긴 시간 운행을 해도 부담이 덜하다.

 마스터 버스는 밴을 기반으로 만든 제품답게 화려하고 안락한 공간보다는 담백한 구성과 실용성에 집중한 모습이다. 좌석은 1열에 3명이 탈 수 있고 2열 3열에는 각 3명씩, 4열에는 4명이 앉을 수 있다. 등받이 각도는 조절되지 않고 간격은 2열보다는 3열과 4열이 다소 좁은 느낌이다. 

 또 2열에는 미닫이 유리창도 마련돼 있어 나름 쾌적한 이동을 할 수 있다. 냉난방은 천장 중앙에 위치한 6개의 송풍구에서 일괄로 나온다. 이 외에 개별 램프를 비롯해 별도의 컵홀더 등은 찾아볼 수 없다. 트렁크는 깊은 인상을 받는다. 4열까지 마련해 놓고도 제법 넉넉한 공간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높이가 상당하고 범퍼도 낮아 수월하게 짐을 넣고 뺄 수 있다.

 ▲성능
 보닛 안에는 직렬 4기통 3.0ℓ 트윈터보 디젤 엔진이 들어있다.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38.7㎏·m를 발휘하며 6단 수동변속기가 맞물려 효율은 복합 기준 ℓ당 9.5㎞를 달성했다.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출력과 토크가 나오기 때문에 도심 주행에서는 성능의 부족함을 경험하기 힘들다. 크고 긴 차를 몰면서 가속이 더디거나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는 이유다. 여기에 한 번 탄력을 받으면 차는 경쾌하게 앞으로 달려나간다. 제한속도 110㎞까지는 별다른 문제없이 쉽게 도달하고 기분 좋은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수동변속기는 살짝 아쉽지만 단점을 최대한 줄이려는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우선 클러치 간격이 길지 않고 페달 무게가 가볍다. 답력도 일정해 한결 부드러운 출발이 가능하다. 또 시동을 꺼트려도 바로 재시동이 걸려 당황스러움이 줄어든다. 기본적으로 나가려는 힘이 강해 클러치를 생각보다 빨리 놓아도 시동이 쉽게 꺼지지 않는다. 이 외에도 경사로 밀림 방지 기능을 탑재해 언덕에서 걱정이 없다.

 조작이 쉬운 수동변속기와 함께 작고 가벼운 스티어링 휠은 마치 승용차를 몰고 있는 듯한 착각을 준다. 회전 반경이 크고 스티어링 휠을 감는 횟수도 승용차보다 많지만 그렇다고 불편하거나 다루기 까다로운 성격은 아니다. 승차감은 운전자의 주행 실력에 따라서 천차만별로 나뉜다. 특히 뒤쪽에 넣은 리프스프링은 방지턱을 넘을 때마다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 고급스럽게 꾸민 럭셔리 밴 보다는 어린이 학원차 또는 많은 인원을 태우고 단거리 이동에 어울리는 모습이다.

 마스터 버스는 빠르게 달리면서 극적인 효과를 누리고 야심차게 코너링을 공략하는 차가 아니다. 높고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탑승자의 쾌적한 이동을 1순위에 둔다. 그만큼 주행에서 거창한 만족을 주거나 깊은 감동을 받기에는 한계를 보인다. 무난하게 질주하고 알맞게 멈추는 수준이며 몇 가지 안전 기능 탑재로 편안한 주행을 돕는다. 

 차선이탈 방지 보조장치와 함께 새롭게 추가된 측풍영향 보정 기능이 대표적이다. 고속으로 직진 주행 시 강한 측면 바람에 의해 차가 순간적으로 차선을 이탈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 발생을 최소화하는 기능이다.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해 시속 70㎞ 이상의 고속 직진 주행 시 안정성을 확보한다.

 르노삼성은 수입차라서 부담이 될 수 있는 마스터의 유지 관리 부분도 알차게 준비했다. 우선 동급 최고 수준의 보증수리 정책이 들어간다. 엔진 및 동력 부품은 물론, 차체 및 일반부품까지 모두 3년 또는 10만㎞의 보증기간을 적용받는다. 장거리 운행과 수송이 많은 경상용차의 특성을 고려한 정책으로 구매자들은 긴 주행거리로 인한 유지관리비용 부담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 이 외에도 450곳이 넘는 서비스 네트워크를 통해 수리할 수 있다.

 ▲총평
 마스터 버스는 긴 시간 갈고닦은 르노의 상용차 개발 노하우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쓰임새 높은 공간과 실용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여기에 완성도 높은 파워트레인과 손 쉬운 운전 및 경쾌한 주행 감각은 신선한 경험이다. 무엇보다도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높아진 상품성에 대한 만족이 크다. 필요한 기능을 일목요연하게 마련해 불편하고 투박한 상용차 이미지도 큰 폭으로 지웠다. 합리적인 가격을 바탕으로 현대차 스타렉스와 쏠라티 사이를 절묘하게 공략해 괜찮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마스터 버스 13인승의 가격은 3,729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ws.co.kr

▶ [시승]농익은 후발주자, 포르쉐 카이엔 쿠페
▶ [시승]궁극의 가치,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LWB
▶ [시승]1t 봉고3, 'LPG vs 디젤' 전격 비교